통풍은 혈중 요산 수치가 높아지면서 관절에 요산 결정이 쌓이고 염증이 생기는 대사성 질환입니다. 식단 조절이 통풍 관리의 핵심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정보나 민간요법에 의존하고 있어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통풍에 좋다’, ‘이건 괜찮다’고 흔히들 말하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는 잘못된 상식들을 하나씩 바로잡아보겠습니다.
1. 사골국과 곰탕은 건강식이다?
많은 한국인이 아플 때나 체력을 회복할 때 사골국이나 곰탕을 찾습니다. 겉보기에는 기름이 걷힌 맑은 국물이라 ‘담백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통풍 환자에게는 매우 위험한 음식입니다.
사골을 오랜 시간 끓이면서 단백질과 퓨린이 국물에 고농도로 농축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국물 속에 들어있는 단백질 분해산물과 퓨린은 혈중 요산 농도를 급격히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사골국을 자주 섭취한 통풍 환자가 며칠 내로 통증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는 사례도 있습니다.
또한 곰탕과 함께 섭취되는 양지, 사태 등의 고기 부위도 고단백 저수분 조직으로 요산을 빠르게 증가시킵니다. 사골국은 건강식이 아니라, 통풍 환자에게는 피해야 할 ‘고위험 식품’입니다.
2. 멸치국물과 멸치볶음은 칼슘 보충에 좋다?
멸치는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해 성장기 아동이나 골다공증 예방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통풍 환자에게는 예외입니다. 마른 멸치 100g에는 퓨린이 300mg 이상 함유돼 있어,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국물용 멸치를 푹 끓이면 퓨린이 그대로 우러나와 국물에 녹아 들어갑니다. 특히 국물 섭취를 좋아하는 한국식 식단에서는 멸치국물, 다시마국물, 사골국 등 다양한 국물에서 의도치 않게 고퓨린 성분을 지속적으로 섭취하게 됩니다.
칼슘 보충은 중요하지만, 멸치보다는 저지방 유제품(우유, 요거트)이나 채소류(브로콜리, 케일, 청경채) 등 퓨린 함량이 낮은 식품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맥주는 다른 술보다 안전하다?
많은 사람들이 “소주보다는 맥주가 덜 해롭다”는 생각으로 맥주를 선택하지만, 통풍 환자에게 있어 맥주는 가장 위험한 술입니다.
맥주는 효모로 발효되며, 이 효모 자체에 퓨린이 다량 함유돼 있습니다. 맥주 한 캔에 들어있는 퓨린 함량은 식사 한 끼 분량과 맞먹기도 합니다. 게다가 알코올은 신장에서 요산 배출을 방해하는 작용까지 하므로, 맥주는 퓨린 공급과 배출 억제를 동시에 유발하는 이중의 위협이 됩니다.
따라서 통풍이 있거나 요산 수치가 높은 사람은 가급적 금주를 하되, 꼭 음주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알코올 함량이 낮고 퓨린이 적은 술(예: 와인 소량)을 제한적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4. 두부와 콩류는 피해야 한다?
콩류는 퓨린 함량이 비교적 높은 식품군입니다. 그래서 "두부, 두유, 된장, 콩국수는 통풍 환자에게 해롭다"는 말이 많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식물성 퓨린과 동물성 퓨린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두부나 두유는 동물성 단백질을 줄이고 식물성으로 대체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대안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식물성 퓨린은 체내 요산 농도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거나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며, 오히려 콩 속의 이소플라본, 섬유질, 항산화 물질은 통풍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즉, 두부와 콩류는 ‘과량 섭취만 피한다면’ 통풍 환자가 꾸준히 섭취해도 괜찮은 건강식품입니다.
5. 증상이 없으면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
통풍은 흔히 ‘통증이 있을 때만 치료하면 된다’는 오해가 있습니다. 하지만 통풍은 일시적인 증상이 아니라 ‘만성 대사 질환’입니다. 요산 수치가 높은 상태를 방치하면 통풍결절, 만성관절염, 신장결석, 심지어 신부전까지 진행될 수 있습니다.
통증이 없더라도 혈중 요산 수치가 7.0mg/dL 이상이라면 식이조절과 함께 주기적인 관리를 시작해야 합니다.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으며, 건강한 식습관을 통한 장기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결론
통풍은 식습관에 따라 증상이 완화되거나 악화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오늘 소개한 잘못된 상식들—사골국은 좋다, 멸치는 괜찮다, 맥주는 무난하다, 두부는 해롭다—는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오해지만, 실제로는 통풍을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식단 조절과 생활 습관 개선만이 통풍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잘못된 상식에서 벗어나, 현명한 건강관리를 시작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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